[경향신문 2006-03-16 15:21]
김성관 재즈 트리오 콘서트
-김성관 재즈 트리오 콘서트(19일)=세종문화회관 소극장. 김성관(피아노), 김성배(베이스), 김책(드럼). 버드파웰 트리오와 같은 모던 재즈트리오의 구성이지만 독립된 솔리스트의 악기로 그 다양함을 표현하는 트리오. 비밥 재즈는 물론 힙합과 애시드, 블루스의 향연을 맛볼 수 있다. 초대손님은 백진우(비브라폰), 고윤채(하몬드 올겐) 등. (02)545-7302
[한겨레] 2006년 3월15일(수)
김성관 재즈 트리오 콘서트 ‘비바 & 힙합 그리고 블루스’
19일 저녁 5시/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김성관(피아노), 김성배(베이스), 김 책(드럼)이 전통 비밥의 파격적인 리듬과 속도감을 전한다. 이어 2부에서는 보다 대중적인 곡들을 독창적으로 연주해 흥을 돋운다. 버드 파웰의 ‘클레오파트라의 꿈’, 찰리 파커의 ‘마이 리틀 수에드 슈즈’, 마일스 데이비스의 ‘올 블루스’ 등을 연주한다. 또 백진우(비브라폰), 고윤채(하몬드 올겐)이 초대손님을 나와 색다른 연주를 선보인다. (02)545-7302
[프레이뉴스-공연,예술정보]2006년3월18일http://www.playnews.co.kr
[인터뷰]난 자유로운 재즈맨, 김성관
악보 없이 두 손이 느끼는 대로 연주하는 여유.
재즈 음악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자유”다.
괭이 갈매기가 바다 위를 훨훨 나는 것처럼, 악보에 얽매이지 않고 건반을 두드리는 두 손은 마치 날개 같다.
이 두 손에 손수건이 들려 있으면 어떨까?
애틋한 마음이 들었던 그 곳에 손수건을 흔들어 대듯, 그렇게 연주하면 과연 어떤 ‘맛’이 날까?
노스텔지아. 그리움을 채우기 위해 녹음했다던 첫 데뷔 음반 <노스텔지아>를 갖고 19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을 갖는 재즈 피아니스트 김성관.
“공연 앞두고 설레냐고요? 하하. 공연 매일 하잖아요. 우리 재즈맨들은 즉흥 연주를 하다보니, 연습도 하나의 공연이죠. 그래서 클래식 연주자들이 부러워해요.”
정해진 악보 없이 즉흥으로 연주되는 재즈. 퍼스널 음악이라고 불릴 만큼 개별적이지만 전통 재즈인 ‘비밥’부터 힙합과 팝 음악이 섞인 듯한 ‘애시드’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김성관 씨는 비밥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가사 대신 ‘다다다다’라며 관객에게 노래하는 창법 스캣*을 시도할 만큼 오픈 마인드 소유자다. 3월 19일 공연에는 힙합도 선보인다고 하니 청바지 차림새의 ‘재즈맨’ 기대하시라.
* 스캣 : 재즈에서 가사 대신 아무 뜻도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이며, 1926년 루이 암스트롱이 라는 곡을 취입하던 중, 악보를 떨어뜨려 즉흥적으로 부른 것이 시초라 한다.
나는 뉴욕에서 재즈를 배웠지요
이노스 페인 이야기를 꺼내자, 금세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하는 김성관 씨.
뉴욕에 있을 때 스승이었던 이노스 페인은 한 때 김성관 씨에게 악몽과 같은 존재였단다. 연배론 7살 위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공부하는 동안 주먹 쥐고 싸울 만큼 가혹하게 재즈를 연주하게 했다. 하지만 뉴욕을 떠나고 한국에서 재즈 후학을 양성하던 김성관 씨에게 노스텔지아는 재즈를 배운 뉴욕이었고 거기엔 이노스 페인이 있었다.
뛰어난 연주자였지만 음반 한 장 없이 49세 나이로 요절해 버린 이노스 페인. 이 때문에 음반을 녹음하게 됐다는 김성관 씨.
“흑인들은 재즈 음악을 녹음하지 않아요. 왜? 백인들이 따라할 까봐. 이노스 페인 역시 클럽에서 조용히 연주하며 생을 마감했죠. 내가 그렇게 음반 녹음하라고 잔소리해도 결국 뭐가 남았어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게다가 그 뛰어난 연주를 기억할 수 없으니.”
10년 동안 재즈로 교편을 잡던 김성관 씨는 이를 계기로 뉴욕으로 돌연 돌아간다. Bob Cunningham(베이스)과 Louis Hayes(드럼)과 만나 연습 없이 즉흥 연주로 음반을 녹음했다. 연주자들 모두 일흔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량과 집중력이 대단했다. 마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쿠바 노장 연주자들처럼, 연륜이 박힌 재즈 연주는 김성관 씨에게 큰 자극이 됐다. ‘Nostalgia', 'No name Blues'를 비롯한 7개의 음악들. 김성관 씨, 재즈맨에게 모토가 된 것들을 위한 그리움의 향연이다.
재즈, 대중과 같이 호흡하듯 연주하다
현재 김성관 씨를 주축으로 김책(타악기), 김성배(콘트라베이스)로 3인조 밴드를 구성한 ‘김성관 재즈 트리오’는 활발히 공연을 한다. 새 봄을 맞아 3월 19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비밥 & 힙합 & 블루스’ 로 콘서트를 여는 것처럼, ‘전통’만 주장하지 않는다.
실제 인터넷으로 홈페이지 운영과 블로그 돌아다니기에 푹 빠져 있는 김성관 씨. 조용필과 같은 대중 가수 음악도 즐겨 듣는단다. 자기만족에 그친 재즈 음악보다 대중과 리듬을 같이 탈 수 있음 좋겠다는 김성관 씨. 그래서 매번 색다른 시도를 한다고. 실제 마이크까지 잡고 스캣과 힙합을 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그 변신이 궁금하다.
“그러나 가르치는 학생들에겐, 전통 재즈 ‘하드밥’, ‘비밥’에 충실히 하라고 해요. 기초가 튼튼해야 그 다음에 대중음악이나 뉴 에이지 음악이 나오니까요.”
파퓰러 음악을 ‘탕수육’으로, 전통 재즈를 ‘자장면’으로 비유한 게 인상에 남는다. 탕수육 먼저 먹고 자장면 먹으면, 자장면이 안 달다면서. 재치 있는 표현만큼이나 그의 음악 또한 통통 튀는 싱그러움이 묻어 있을 것 같다.
끝으로 재즈(JAZZ)를 “째즈”라고 발음하는 분들이 많은데 부디 ‘제-즈’로 발음해 주시길 당부하시는 김성관 씨. 아직 우리나라에선 재즈를 즐기는 층이 적지만, 더 많은 재즈 매니아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뚝심’처럼 느껴진다.
<플레이뉴스- 이미라 기자, 사진- 박연심 기자>